노론계 유학자였던 황윤석은 서양 수학과 천문학, 율력학에 재미를 붙인 뒤 먹고 자는 것을 잊을 정도로 빠져들었으며 ‘수리정온(數理精蘊)’ ‘역상고성(曆象考成)’ 같은 서양 책들을 읽었다. 1762년 어느 날의 일기에는 그가 서양 과학서 ‘천학초함(天學初函)’을 빌리기 위해 사방으로 부탁을 하고 애쓰는 모습이 잘 나타난다. 또 다른 일기에선 서양 수학책을 많이 갖고 있는 학자를 방문한 뒤 ‘역시 사람은 수도 한양에 살아야 한다’고 결심하기도 했다. 1761년 일기에는 다른 학자들과 밤을 새우며 수학에 대해 토론했다는 기록도 있다.